잊혀진 근대의 어둠 속에서 되살아난, 한국 공포문학의 원형들
20세기 초, 격변의 시대를 살았던 작가들이 남긴 불안과 공포의 서사들.
오늘날 거의 잊혀진 그들의 단편들 속에는, 시대의 혼란과 인간 내면의 심연이 오싹한 이야기로 응축되어 있습니다.
『기묘한 밤의 속삭임』은 저작권이 만료된 한국 근대 작가들의 공포 단편들을 한데 모은 선집으로, 당대의 신문, 잡지, 문예지 등에 발표되었으나 긴 세월 동안 묻혀 있던 작품들을 발굴해 새롭게 엮었습니다.
기이하고, 음산하고, 때로는 초현실적인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과거의 사람들도 우리처럼 두려워하고 떨었던 밤을 마주하게 됩니다.
잊혀졌지만 결코 사라지지 않은 한국 근대 괴담의 정수.
그 속삭임에 귀 기울이는 순간, 당신의 밤도 조금은 낯설어질지도 모릅니다.
김동인(金東仁, 1900~1951)
근대문학의 선구자이자 사실주의의 정수. 인간 심리의 어두운 내면을 집요하게 파고들며, 병리적 욕망과 도덕의 경계를 묻는 섬뜩한 이야기를 남겼다.
나도향(羅稻香, 1902~1926)
짧은 생애만큼이나 강렬했던 감성과 언어. 아름다움과 죽음, 사랑과 광기 사이에서 흔들리는 인간을 예리하게 포착한 비극적 낭만주의자.
이 상(李箱, 1910~1937)
문학과 존재의 경계를 허물던 실험적 천재. 기묘한 상징과 난해한 이미지로 이루어진 그의 세계는, 한 편의 꿈이자 악몽처럼 독자를 휘감는다.
이효석(李孝石, 1907~1942)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노래한 서정의 대가. 그러나 그 고요한 문장 속에는 종종 설명되지 않는 불안과 낯선 그림자가 숨어 있다.
현진건(玄鎭健, 1900~1943)
사실주의 문학의 대표 작가. 사회적 현실을 냉정하게 직시하면서도, 때때로 인간 존재의 무력함과 공포를 섬세하게 그려낸 숨은 이야기꾼.